1. 영화 '실미도', 잊혀졌던 그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
'실미도'는 2003년에 개봉된 강우석 감독의 한국 영화이며, 역대 한국 개봉 영화 중 최초로 전국 천만 관객을 기록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1960년대 비밀 군사 작전을 묘사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바로 대한민국 현대사의 사건 중 널리 알려지지 않은, 슬프고 비극적인 684부대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냉전이 한창이던 1960년대 후반, 한국 정부는 실미도라는 섬에 근거지를 둔 684부대라고 불리는 비밀 군부대를 창설합니다. 이 부대는 많은 사형수와 범죄자들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이들은 비밀 군작전에 참여함으로써 본인들의 범죄 이력을 지울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684부대의 임무는 북한에 몰래 침투해 당시 북한의 지도자였던 김일성을 암살하는 것이었습니다. 부대의 병사들은 숙련된 암살자가 되기 위해 매우 강도 높은 훈련과 세뇌 교육을 받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임무가 다 준비되어 갈때쯤 남한과 북한의 정치적 관계가 바뀌게 되고, 남한 정부는 실미도 작전을 포기하기로 결정합니다. 한 순간에 버림 받고 배신감을 느낀 684부대원들은 내부 반란을 일으켜 섬 전체를 장악합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원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요구하며 청와대로 진격합니다. 이에 남한 정부는 반란을 진압하고 684부대를 제거하기 위해 또다른 군대를 파견합니다. 이 영화는 남한과 북한의 정치적 대립 관계 속에서 희생 되어지는 개인들을 그리며 관람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겨줍니다.
2. 김신조 사건: 684부대 탄생의 발단
영화의 배경은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 초반의 한국의 정치적, 사회적 분위기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1961년 군사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박정희 대통령의 군사정권 통치하에 있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의 군사정권은 반대세력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억압하는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1965년 한일기본조약으로 인해 한국, 미국, 일본은 동맹체제가 굳건히 구축되었고, 북한은 홀로 고립되는 형국이었습니다. 또한 그 시점에는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었는데, 월남전에 파병된 한국군에게 베트남군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베트남은 북한의 김일성에게 파병을 요청했지만 한일기본조약이 부담스러웠던 북한은 파병 요청을 거절했습니다. 대신 남한이 월남전에 파병하는 것을 방해 해주겠다는 약속을 하며 북한의 강도 높은 도발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1968년 1월 21일 북한 공작원 31명이 청와대를 습격하여 박정희 대통령을 암살하기 위하여 종로구 세검정 고개까지 침투하였습니다. 총 침투한 31명 중 29명은 사살되었고, 1명이 행방불명 되었으며, 마지막 1명(김신조)은 투항하였습니다. 투항한 1인인 김신조의 이름을 따서 이 사건을 '김신조 사건' 또는 '1.21사태'라고 합니다. 이튿날 기자회견에서 김신조는 "박정희 모가지 따러 왔수다!" 라고 밝혀 대한민국 전체를 경악하게 만들었습니다. 이에 대한 보복을 위해 박정희 정부의 중앙정보부가 대한민국 공군 산하 특수부대를 창설했습니다. 그 부대가 바로 1968년 4월에 창설된 '684부대'입니다.
3. 역사적 사건을 다룬 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몰입감
'실미도'는 잊고 살았던 우리나라의 근현대사에 대한 저의 관심을 다시 한번 끌어 올려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영화의 재미를 위해 각색된 부분이 많다고는 하지만 기본적인 스토리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영화에 대한 몰입도가 더욱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이 비극적이고 절망적인 이야기가 실제로 우리나라의 현대사에서 발생한 사건이라는 부분이 더욱 강렬하게 다가왔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각각의 인물들이 개성 넘치며 다양한 감정을 보여주는 것이 또 하나의 볼거리입니다. 그들이 느꼈을 절망감과 절박함, 그리고 마지막 희망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고, 보는 이로 하여금 영화에 깊이 스며들게 만들어 주었습니다.